이명예회장은 즉시 4대 업체 대표자회의를 소집하여 그 취지를 설명하고 도지사를 대신해서 그 필요성과 사명감으로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으나 결론은 역시 '불가'였다. '추진력에 관한 한 전설적인 H사도 못한다는데 우리가 어떻게 해내느냐'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난해의 앙금이 가라앉지 않은 것도 문제를 어렵게 만들었다. 입찰시 지방업체를 참여시켜 달라고 그토록 사정을 했는데도 끝내 외면해버린 도 당국에 대해 드러내놓고 불만을 토로했다.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기도 했고 그들의 태도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고심 끝에 이인구 명예회장은 '나의 인생과 사운을 걸고 이 공사를 해내겠다'는 각오로 이 공사를 떠맡기로 일대 결단을 내린다.
사운(社運)을 건 승부수였다.
당연히 회사 간부들의 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모두들 안된다면서 만류했다.
그들의 반대 이유가 다 타당성이 있었지만, 이명예회장의 결심을 바꾸지는 못했다. 이인구 명예회장은 손수익 충남도지사를 만나 "모두가 안된다는 것은 나도 못합니다. 그러나 여건을 바꿔주면 해낼 수 있습니다."면서 일사분란하게 공사를 진척시키는 데 필요한 다섯 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