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일상을 위한
작은 파격,
휴식

당신을 위한
          프레시

‘알람이 울린다.

과연 잠을 잔 것인가, 기절을 했던 건가 싶은 짧은 지난밤을 아쉬워할 틈 없이 부리나케 출근준비를 한다. 이 시대의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평일 아침의 모습은 ‘시간은 과연 똑같은 속도로 흐르는가’를 근본적으로 의심하게 만든다. 그래서 사람들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 주말을 기다리고 그 주말로도 채우지 못한 아쉬움을 휴가로 꿈꾼다.
바야흐로 ‘힐링’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우리는 어떻게 ‘살까’, ‘일할까’ 만큼 ‘쉴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쉼’은 가볍게는 퇴근 후의 시간부터 한 주의 단비 주말 그리고 매년 고대해 마지않는 여름휴가까지 다양한 맞춤답안을 요구한다.

휴식(休息)
- 하던 일을 멈추고 잠깐

신체적 · 정신적 피로의 회복을 꾀하며, 활동을 위해 필요한 체력이나 기력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활동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전적 정의처럼 사람에게 휴식은 필수 불가결이다.
우리의 일상은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와 유사하다. 언제든 과녁을 맞히기 위해 신경이 곤두서있는 활시위는 집중과 긴장감을 동반시킨다. 여기에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고 스트레스라는 부산물을 낳는다. 그리하여 우리는 조금은 다른 템포로 느슨함이 용인되고, 정박이 아닌 엇박도 가능한 ‘쉼’을 소망하게 된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 준비 땅!
당신의 휴가가
시작됩니다!

광고 카피로 쓰인 이 문구는 십 수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쉼’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공식적인 ‘휴가모드’에 돌입하는 스위치와 같다. 분명 일상에 찌들어 축 쳐졌던 사람은 ‘휴가모드’가 시작됨과 동시에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생기가 꿈틀댐을 느낀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내일을 그려본다.

짙푸른 녹음 속에서 달콤한 숨을 즐기는 것을,
드넓은 바다의 파도를 헤치며 스릴을 만끽하는 것을,
목적지를 향한 가장 빠른 길이 아닌 골목길을 헤매며 오롯이 시간을 누리는 것을.

아마도 이 모든 휴가와 여행은 일상적인 하루하루 보다 훨씬 더 피곤하고, 더 귀찮은 일들을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때의 피곤함과 귀찮음은 즐거운 추억으로 기억되고, 새로운 휴가를 기대하게 만든다.

휴식은 노동의 달콤한 양념이다
- 플루타르크

의외성, 그 신나고도
심란한
여행에 대하여...

내가 늘 걸어 다니던 골목, 만나던 사람들, 익숙한 소리와 냄새는 편안하지만 의외성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즐거운 의외성을 찾아 떠난다. 그곳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공간과 시간, 사람들이 있고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새로운 자극들이 가득하다. 새로운 미션이 가득한 롤플레잉게임 같달까.
하지만 이 모든 새로움을 넘어서는 즐거움은 ‘새로운 나’를 만난다는 점이다.
‘피곤하다’, ‘지친다’, ‘따분하다’, ‘지겹다’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살던 ‘나’는 여행지 티켓을 받으면서 벌써 세상 가장 행복한 얼굴이 된다. 그리고 ‘아무 것도 안하고 싶다. 이미 아무 것도 안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 것도 안하고 싶다’던 ‘나’는 알람 없이도 새벽같이 일어나 준비를 마치고 의욕에 불타올라 그 날의 여행 계획표를 100% 완수하기 위해 혈안이 된다. 아무 것도 안하고 싶던 사람을 무엇이든 해보는 사람으로 바꾸어주는 신비한 일이 벌어진다.
그러다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면 화도 내고 심지어 동행자와 다투는 의외성이 벌어지기도 한다. 평소라면 어떻게든 꾹꾹 눌러 참고 지나갔을 텐데 그마만큼 감정이 극명하게 변하고, 솔직해진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이것은 미처 자각하지 못했던, 때로는 잊고 있던 자신을 다시 만났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의외성은 즐겁기도, 때로는 불편하기도 하다.

잠시 일에서 벗어나 거리를 두면 삶의 조화로운 균형이 어떻게 깨져 있는지 보다 분명히 보인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오면...
‘역시 집이 최고야!’

그 재미있고 다이내믹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면, 이상하게도 어른들은 통속 드라마의 대사처럼 같은 말을 했다. 어린 나이에는 이해하지 못하는 그 말은 ‘익숙함’이 주는 무게를 알 때가 되니 자연히 입에서 튀어나온다.

Home → Away → Home =「0」 ?

결국은 변한 것이 없단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상은 조금 다르다. 집의 형태, 냄새는 같을지언정, 이를 느끼는 내 자신이 달라져있기 때문이다. 쉼, 휴가, 여행의 시간이 지나면 원래 있던 자리가 새롭게 보인다. 대상을 보는 시야가 바뀌는 것이고, 더하여 자신을 보는 시야도 함께 바뀐다.

Home → 1루 → 2루 → 3루 → Home =「+1」!

돌아온 집에서 우리는 플러스 1점을 얻으며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휴식은 게으름도 멈춤도 아니다
휴식을 모르는 사람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 같아서 위험하기 짝이 없다

- 헨리 포드

멈춤, 여백, 비움 … Refresh

그렇다면 우리는 굳은 결심과 함께 다가올 휴가를 향해 ‘덤벼라! 고생아!’하고 맞서야하나.
수학이 아닌 이상, 어디에도 절대적인 옳음과 정답은 없듯 사서하는(?) 고생은 준비된 사람에게 행복일 것이다. 행복지수가 높다는 핀란드에서는 ‘팬츠 트렁크’라는 말이 있다. 누구도 신경 쓰지 않은 복장으로 집에서 혼자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마시는 것을 ‘팬츠 트렁크’라고 한다는데 상상만 해도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이때는 어쩐지 머릿속에 아무런 생각도 안하고 있을 것 같다. 그야말로 ‘멍 때리기’.
비우고, 공간을 남겨두고, 잠시 멈춤으로 새로운 의욕이 자라날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거창한 ‘여행’이든, 주말동안 ‘비움의 시간’이든 충분히 행복할 것이다.
일상 속의 ‘나’는 살아보지 않은 시간을 여행하는 중이다. 그리고 다음 Refresh의 날은 곧 돌아온다.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