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ory계룡가족 이야기_KR산업

계룡의 젊은 피, 생명을 구하다

신속한 응급처치로 심정지환자 소생시켜

계룡그룹의 열혈청년들이 극적으로 인명을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KR산업의 홍정택·이호재 주임.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찬찬히 기억을 되새기는 그들의 표정에서는
급박했던 당시의 현장 상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2년 전 그날의 사건을 재구성한다.

열리지 않는 주차 차단봉

여느 날과 다름없이 평범했던 하루. 재무팀에 근무하는 홍정택 주임과 이호재 주임은 경기도 용인의 협력업체로 출장을 나섰다. 자주 드나들며 이미 익숙했던 건물에 도착했지만 두 사람은 그날따라 좀처럼 열리지 않는 주차장 차단봉에 약속시간에 늦을까 마음이 급해졌다.

연신 시계를 보다 결국 경적을 울렸음에도 내려간 차단봉은 여전히 요지부동이었다. “여기 주차관리원이 항상 문 열어주시지 않았어요?” “그러게요. 무슨 일이지?” 차창을 내리고 관리실을 살펴봤지만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고개를 갸웃거리던 두 사람은 불현 듯 동시에 이상한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아무래도 이상한데 한 번 가봅시다.” 차에서 내려 유리창 너머를 기웃거리던 두 사람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주차 관리원이 맨 바닥에 누워 있었던 것이다. 마치 잠이라도 자는 듯 미동조차 없는 모습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문을 박차고 뛰어 들어갔다.

가장 먼저 호흡부터 살폈다. 걱정했던 대로 코끝에서는 아주 미세한 숨결만 오가고 있었다. 이런 긴급 상황이라면 목격자 역시 당황하기가 쉽다. 하지만 두 사람은 놀랄 만한 호흡으로 사태에 대처하기 시작했다. 홍정택 주임이 누워 있는 환자의 점퍼를 벗기고 목을 고정해 기도부터 확보하는 사이, 이호재 주임은 재빠르게 119에 응급상황을 알렸다.

“여기 용인○○동 ○○빌딩 주차관리실입니다. 관리인 아저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셨어요.”

“조금만 더, 우리가 살릴 수 있어요!”

정신없는 와중에도 침착하고 꼼꼼하게 환자의 상태와 응급처치 상황을 알리자 119구급대원의 후속조치 요청이 이어졌다.

“지금 매우 위중한 상태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도착하기 전까지 두 분이 심폐소생술을 해주실 수 있나요?” “네, 심폐소생술을 배운 적이 있습니다. 계속해서 시도해 볼 테니 최대한 빨리 와주세요.”

“두 손을 깍지 끼고 팔을 쭉 펴서 자, 하나, 둘, 셋, 넷, 다섯…열다섯! 코를 잡고 목을 뒤로 젖힌 다음에 크게 숨을 불어 넣어요!” 군대에서 긴급구호기술 교관으로 근무한 적이 있는 홍 주임의 지휘 아래 두 사람은 번갈아 가며 환자의 흉부를 압박하고 인공호흡을 실시했다.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아들인 남자가 찬 바닥에 누워 생사를 오가고 있었다. 바지가 더러워지거나 셔츠가 땀에 젖는 것은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숨 막혔던 1분여의 시간이 흘렀다.

“아, 돌아왔다. 숨 쉬고 있어!”

가늘어져만 가던 주차관리인의 목에서 긴 숨이 터져 나왔다. 파래지던 입술도 다시 혈색이 돌아오고 있었다. 때마침 도착한 119 구급대원에게 자리를 넘기고 좁은 관리실을 빠져나온 그들의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이 맺혀 있었다.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그들의 눈가로는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습기가 맺혔다.

“하아. 수고 많았어요.” “정말 잘 하셨어요. 정말 다행입니다.” 땀에 젖은 머리를 정리하며 서로를 마주보던 두 사람은 그제야 자신들이 출장 중이며 약속시간을 한참 넘기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일상으로 돌아와 회사 업무에 몰두하고 있던 두 사람은 며칠 뒤 119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신속하고 정확한 응급조치 덕분에 환자가 무사히 회복돼 퇴원했다는 소식이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벅찬 감정이 샘 터지듯 솟아올랐다. 절체절명의 시간을 함께한 홍정택·이호재 주임의 주변에는 알 수 없는 동질감과 동료애가 형성됐음도 물론이다.

“회사의 모든 사람들이 임원부터 막내직원까지 가족처럼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두 사람의 관계가 더 각별해진 것만은 분명합니다. 함께 전우를 들쳐 업고 사지를 헤쳐 나온 사람들 간의 전우애 같은 것이랄까요. 좋은 일을 했다는 주변의 칭찬도 감사하지만 누군가에게 평생 잊지 못할 도움을 줬다는 사실이 더 없이 행복하고 자랑스럽습니다.”

홍정택·이호재 주임은 요즘 또 다른 꿈을 향해 달음질 중이다. 해외 건설 수주와 국내 주거문화의 신기원이 될 해상 아파트 건설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주변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는 이들의 용기와 헌신이 국가 경제와 보편적인 주거 복지 향상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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