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기조차 힘들 정도로 무더운 여름을 의미하는 속담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 장마와 함께 덥고 습한 무더위가 찾아왔는데요. 문득 ‘에어컨도 없었던 조선 시대에는 무더위를 어떻게 이겨냈을지?’ 궁금해집니다.

답은 주변환경과 자연의 소재를 슬기롭게 이용한 한옥의 과학적 건축 원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더운 여름날, 시골집 마루에서 할머니 무릎을 베고 낮잠을 잤던 기억, 모두들 있으시죠?

시원하게 먹은 수박 때문인지 할머니가 부쳐주는 부채 때문인지 한여름 더위를 까맣게 잊고 단잠을 잘 수 있었죠. 마루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면과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지열로부터 멀어지는 것과 동시에, 마루 아래로도 공기가 통하는 바람구멍을 낸 것인데요. 빈 공간에 들어간 바람이 마루 틈 사이로 새어 나오며, 더운 여름에도 마루에 누우면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랍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여름철 뜨거운 햇빛을 받는 마당은 더워지지만, 뒤뜰은 지붕 그늘로 인해 습하고 시원하게 유지가 되는데요. 뒤뜰에 있는 찬 공기가 뻥 뚫린 마루를 통해 더운 공기 쪽으로 이동(대류현상)하면서 바람이 솔 솔 부는 자연 에어컨이 만들어진답니다.

마루가 한옥의 냉방장치라면, 구들은 대표적인 난방장치입니다. 아궁이에서 불을 때면 불기운이 방 아래를 지나며 구들장에 전달되어 방바닥 전체의 온도를 높여주어요. 따뜻해진 바닥의 열은 방 전체에 전달되며 방안을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이와 동시에, 바닥의 공기가 상대적으로 시원한 천장 쪽으로 이동하며 방안의 공기는 계속 순환되고, 덕분에 오랜 시간 방이 따뜻하게 유지된답니다.

단열재 역시 자연의 소재를 사용했는데요. 흙과 볏짚이 대표적인 단열재라 할 수 있어요. 집의 뼈대가 되는 목재 역시 열전도율이 낮아 단열 효과가 있었습니다. 볏짚을 엮어 만든 초가지붕 역시 여름에는 태양열을 차단하고, 겨울에는 집안의 열을 보호했어요.

선조의 지혜가 깃든 전통 한옥을 21세기에 만나면 어떤 모습일까요? 안동시는 계룡건설과 함께 2017년 11월 ‘16세기 조선시대 산성으로의 시간여행’을 콘셉트로 한국문화 고유의 가치를 현대에 맞게 재현하는 한옥마을 체험공간인 ‘한국문화테마파크’ 조성공사에 착수했습니다.

계룡건설은 자연과 지세를 존중하는 한옥의 가치에 현대적 건축 기술을 더했는데요. 한식 목구조와 철근콘크리트구조의 조화가 대표적입니다. 한국문화테마파크는 기계 다짐과 콘크리트 타설로 기초를 선행한 뒤 전통 방식의 주춧돌과 목재기둥으로 건물의 뼈대를 만들어 기초공사를 더욱 탄탄히 했기 때문에 다층 구조의 설계와 구현이 가능했습니다.

또한 숨을 쉬는 자연의 재료를 이용한 한옥의 특성은 최대한 살리면서 현대화된 단열 시공으로 단열 효과를 높이며 건물의 효율성을 보다 강화했어요. 흙 대신 압출법보온판을 단열재로 채택하고 마감 도장하여 시공성과 단열성, 기밀성이 향상됐죠. 또 단열과 방범에 취약한 전통 한지 창호를 현대식 샤시와 한식 시스템창호로 보완하였습니다. 안쪽의 석고보드와 단열재, 바깥쪽의 CRC보드를 일체화한 모듈방식의 벽 구조를 적용해, 목재의 수축팽창과 관계없이 열교 부위의 기밀성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계룡건설은 2020년 11월 24일 완공을 목표로 다양한 콘텐츠와 역사적 고증, 새로운 세대에 대한 배려가 공존하는 문화체험 공간 탄생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라고 하는데요. 곧 만나볼 수 있는 전통 한옥과 현대 건축이 조화를 이루는 시간여행, 함께 떠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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