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 멘티가 간다 - 계룡건설

볼링핀 사이로 흐르던
그들의 이야기

멘티 김용규 사원, 멘토 손지완 과장을 만나다

총무부 김용규 사원과 경영정보실 손지완 과장이 향한 곳은 회사 근처의 한 볼링장이었다. 일과를 마치고 두 사람이 함께 볼링장에 간 건 처음이었다. “회사 앞에 있어도 자주는 안 갔던 것 같아요. 일 마치고 만나면 대부분 술이죠. 술 말고는 달리 할 일이 없기도 하고요. 그래도 가끔 볼링장 같은 데 와서 몸 푸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평소 140~150점 정도 나온다는 손지완 과장과 평소 110점 정도 나온다는 김용규 사원이 레일 위에 섰다. 김용규 사원의 자세는 정직하다. 조심스럽게 한 발씩 가서 곧게 뻗은 팔로 볼을 던진다. 손지완 과장은 그보다는 자연스럽다. 볼링공을 닦는 것부터 레일 위를 걷는 모양새까지 동작 하나하나에서 두 사람의 성격이 보인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멘토

“회사에 우리 대학 출신이 거의 없어요. 손 과장님하고 저하고 한 분 더 계신가? 같은 학교라는 공통점 때문에 손 과장님과 멘토가 된 것 같아요.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고 자주 뵐 수 있으니까 손 과장님이 멘토라는 이야기 들었을 때 굉장히 기뻤어요.”
김용규 사원과 손지완 과장은 2016년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만났다. 김용규 사원은 계룡건설에 입사하며 대전에 살기 시작했다. 고향은 전주고, 대학은 서울에서 다녔으니 대전은 아무 연고도 없는 도시였다. 동기들 말고는 편하게 어울릴 만한 사람도 없었다. 다행히 같은 학교 출신인 손지완 과장이 멘토가 되어 다른 사람들과는 하기 어려운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학교 졸업하고 계룡건설이 두 번째 직장이에요. 비록 대전에서 혼자 지내야 하기에 외롭기도 하지만, 좋은 직장에 다니게 되어 정말 기뻤어요.
작년에 입사하고 멘토-멘티 결연식 때 손 과장님을 만났어요. 제가 먼저 연락도 하고 찾아뵜어야 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잘 하지 못했어요. 그럼에도 과장님이 먼저 연락도 주시고 챙겨 주셨어요. 과장님이 그렇게 해 주시니까 저도 제 이야기나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떤 때는 한 달에 두세 번도 만나서 간단하게 저녁만 먹고 헤어지기도 했어요. 선배가 먼저 후배에게 다가가는 게 쉽지는 않은 일이잖아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요.”

예의 바르고 깍듯한 멘티

손지완 과장은 2010년에 입사했다. 대전에서 중고등학교에 다녔기에 계룡건설이 낯설지 않았다.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8년 차 과장이 되었다.
“신입사원들 보면 처음 입사했을 때 생각이 많이 나요. 나는 그때 어떻게 했었는지 돌아보게 되고, 그때 내 선배들은 어떻게 해 줬는지 생각하다 보면 고맙기도 하고요. 저도 받았으니까 받은 걸 되돌려 주는 거예요.”
김용규 사원은 처음 봤을 때부터 참 예의 바른 청년이었다. 보면 볼수록 성실하고 묵묵하게 회사 생활을 하는 김용규 사원이 대견했다. 아무리 사람을 좋아하는 손지완 과장이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멘티였다면 이렇게까지 만나지는 않았을 거다. 김용규 사원을 만나며 배우는 것도 많다.
“용규를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용규 동기들도 함께 만나요. 이 친구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고민이 있는지, 이야기하고 들으면서 많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제가 해 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해 주고, 그 친구들 대화 속에서도 제가 많이 배워요. 그게 참 좋더라고요.”

볼링핀 개수만큼 매번 서로에게 배웁니다

“난 정말 힘들고 스트레스가 쌓일 때는 미용실에 가. 그러면 기분이 좋아져. 스트레스 쌓일 때 풀 수 있는 자기만의 방법이 있는 게 좋은 것 같아.”
손지완 과장이 가끔 스트레스 푸는 방법을 알려 주니, 김용규 사원이 눈을 반짝이며 듣는다. 김용규 사원도 앞으로 일이 능숙해지면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다시 해 볼 생각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중국어 공부다.
“전 중국어가 정말 좋아요. 계속 공부를 해야 하는데, 학원 새벽반이 없어서 등록을 못 했어요. 좀 여유가 생기면 중국어 공부를 다시 할 생각이에요.”
여행을 좋아하는 손지완 과장은 1년에 두 번 해외여행을 가는 게 목표다. 작년까지는 지켰고, 올해는 좀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목표로 세워두고 다음엔 어디에 가야 할지 고민하는 것만으로 가슴이 설렌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여행하며 찍은 사진을 보고, 그때 느꼈던 감정을 떠올리는 것도 여행의 묘미다.
“혼자 가는 여행도 좋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여행도 좋아요. 외국에서 새로운 것들을 보고 오면 정말 시야가 넓어지고 삶이 풍요로워지는 것 같아요. 용규에게도 젊었을 때 여행을 많이 다니라고 이야기해요.” 이날 볼링장에서 손지완 과장은 133점을 내고, 김용규 사원은 118점을 냈다. 손지완 과장은 평소보다 점수가 조금 덜 나왔고, 김용규 사원은 평소보다 높게 나왔다. 1년 동안 한 달에 한두 번씩 만나고 대화하다 보니 이제 둘 사이에 어색한 기류는 하나도 없다. 김용규 사원은 손지완 과장이 다정한 열 마디가 아니라 진심이 담긴 한마디를 해 주는 걸 안다. 손지완 과장은 김용규 사원이 정말 성실하고 거짓이 없는 사람이라는 걸 안다.
“멘토 멘티 프로그램을 하며 사람이 남는 것 같아요. 좋은 후배이자 동료를 얻은 거죠. 용규가 앞으로 더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회사 생활을 즐겁게 했으면 좋겠습니다.”